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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식 축산과 동물 복지
관리자 2013.07.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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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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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식 축산과 동물 복지 [경향신문 칼럼-여적/노응근(논설위원)-20120929토]
 

지난 7월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국의 신경과학자 3명이 동물에게도 의식이 있다고 선언했다. 이들이 ‘의식에 관한 케임브리지 선언’에서 “포유류와 조류 그리고 문어를 포함한 다른 많은 생물도 인간처럼 의식을 생성하는 신경학적 기질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동물도 의식이 있는 만큼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직도 동물에게 의식이 있다는 데 회의적인 과학자가 많다.
 

인간의 동물관은 고대부터 두 가지로 나뉘어 왔다. 그리스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윤회설에 입각해 동물에게 경의를 표할 것을 주장했으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에게는 이성이 없으므로 인간의 이익을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말했다. 근세에 들어서도 그랬다.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는 “동물은 정신을 갖고 있지 않고 고통을 느끼지 못하므로 심한 취급을 해도 좋다”고 한 반면, 18세기 계몽철학자 루소는 <인간불평등 기원론>에서 인간과 동물은 동등한 자연의 일부라는 주장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그러나 인간은 오랫동안 동물의 본성이나 동물답게 살 권리를 무시하고 소와 돼지, 닭을 사육해왔다. 오로지 더 많은 고기와 계란을 얻기 위해 ‘공장식 축산’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공장식 축산이란 가축 사육 과정이 공장에서 규격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공장식 축산 환경에서 소와 돼지, 닭은 몸조차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좁은 공간에 갇혀 자라야 한다. 가축은 자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면역력이 떨어지고, 이는 결국 항생제 대량 투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렇게 생산된 고기와 계란을 맛있다고 먹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동물 복지 운동’은 1960년대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시작됐다. 인간이 가축의 고기 등을 먹더라도 최소한 배려를 해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고품질 고기나 계란을 생산하자는 것이다. 한국도 올해부터 먼저 산란계를 시작으로 ‘동물 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배고픔·영양불량·갈증으로부터의 자유, 두려움·고통으로부터의 자유 등 5대 자유를 보장하는 농장이라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동물 복지는 가축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을 위한 것이다. 정부와 소비자 모두 동물 복지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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