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피치의 심리학 > ************************ 위기에 빠진 결혼, 상담은 혼자 가라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는 부부들 중에는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상담을 받기로 결정할 때쯤이면 이미 관계가 회복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경우가 흔하다. Getty Images그러나 배우자가 부부상담에 가지 않겠다고 하더라도 결혼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홀로 상담에 응하는 사람들도 있다. 버지니아의 마케팅 컨설턴트인 콜린 오르메(48세)는 결혼생활이 한창 어려웠던 수 년 전에 홀로 상담을 시작했다. 남편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기 시작한 때였다고 한다. 차를 쓴 다음에 휘발유가 없는 채로 돌려준 적도 있으며 수개월 동안 계획한 자선행사에 2시간이나 늦게 온 적도 있다고 한다. 생일도 챙기지 않았다. 콜린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설명하려 해도 남편은 스스로를 옹호하기 바빠 끝이 없는 말다툼으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결국 그녀는 부부상담을 받을 것을 제안했고 남편은 수개월 동안 가다가 “답을 찾으러 왔는데 도대체 답이 없다”며 상담을 그만두었다. 학교기자재 영업담당인 남편 탐(49세)은 “서로에 대해 불평하는 자리였다”고 말한다. 콜린은 남편 없이 상담에 계속 나가기로 결정했다. “우리 부부는 상대를 바꾸려고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접근법을 바꿔서 내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부부상담에 새로운 관점을 도입한 상담전문가들은 부부 중 한쪽만이 상담을 하더라도 결혼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은 아내가 상담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보다 여성이 연애나 부부관계 치유를 목적으로 상담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덴버대학에서 5년 동안 장기연애 커플 300쌍을 대상으로 한 미출간 연구에 따르면 혼자서 관계 기술훈련을 1개월 정도 받은 사람들은 같은 기간 동일한 훈련을 받은 커플에 뒤지지 않는 관계개선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훈련을 1년 반 받은 사례에서는 여성이 홀로 상담을 받은 경우가 남성이 홀로 받은 경우보다 높은 커플 행복도를 기록했다. 본 연구의 수석연구자이며 심리학자인 하워드 마크먼은 여성이 관계기술을 더 쉽게 배우며 파트너에게 더 잘 가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여성은 또한 상담에서 경험하는 강력한 감정이나 느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더 편하게 느낀다. 수치화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지만 마크먼 박사는 부부 중 일방이 상담을 거부하는 경우 남성일 가능성이 약 70% 정도라고 추정한다. 상담경험에 비추어보았을 때 90%에 이른다고 말하는 상담사들도 있다. 부부상담치료는 기본적인 분쟁관리이다. “관계의 주된 문제 중 하나는 부부가 불가피한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라고 마크먼 박사는 말한다. 부부상담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초점을 맞추면서 부정적인 의사소통 패턴과 서로의 역할을 파악하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둘 다 참여할 때 가장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지만 한 명이라도 참여할 의사가 있을 경우 전통적인 개인 심리치료보다는 관계개선을 위한 상담을 받는 것이 결혼생활에 더 효과적이라고 마크먼 박사는 지적한다. 개인 심리치료는 아동기 때부터의 패턴과 다른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부부상담은 관계개선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기술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마크먼 박사는 상담을 거부하는 남편을 둔 부인을 위한 전화상담을 최근 시작했다. 혼자서 받는 부부상담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본규칙이 있어야 한다. 우선 거짓말이나 외도, 신체 또는 언어폭력이 없는 건전한 관계여야 한다. 상담사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관계 자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담에 오지 않는 배우자 역시 결혼생활 개선의지를 갖고 있어야 하며 상담진척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부부상담을 혼자 하건 같이 하건 간에 남편과 부인 모두 상대를 바꿀 수 없으며 자신만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한 부부관계 문제에서 자신의 책임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어야 한다. “모든 문제가 한 사람의 잘못인 사례는 본 적이 없다”라고 루이즈빌대학의 결혼 및 가족상담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엘리 카람 부교수는 말한다. 불평을 늘어놓기보다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부부 중 한 명이 언제나 지각하는가? 이런 문제는 상담에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시댁이나 장인장모가 싫은 문제는 상담으로 해결할 수 없다. 카람 박사는 고객들이 행동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 아내가 사소한 것에 집착한다고 불평하는 남편에게는 최소한 고지서를 제때 처리한다는 장점이 있지 않느냐고 일깨워주는 것이다. “처음에 왜 끌렸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처음 혼자서 부부상담을 갔을 때는 뱅뱅 도는 느낌이 들었다고 콜린은 말한다. “상담사에게 ‘왜 남편이 저를 소중히 대하지 않는 거죠? 철이 왜 안 드는 걸까요’하는 식으로 계속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남편 탐은 그녀에게 “상담에서 뭔가 깨닫는 게 있으면 좋지만 당신이 내 의사는 아니잖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비디오 보기] 2년이 지나서야 콜린은 상담사의 말을 귀담아 듣게 되었다고 한다. “남편을 원망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들 부부는 23년째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남편에게 호소하는 대신 중요한 것을 남편에게 설명하고 남편이 그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존중하기를 기대하라고 상담사는 조언했다. 예를 들어 일 마감기한에 쫓기고 있으면 남편에게 아이들을 봐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내가 더 이상 특정 행동을 참지 않기 때문에 남편이 나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나 또한 더 이상 남편이 나를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행복해졌다.” 처음에는 남편이 변화에 어리둥절해 했지만 그녀가 독립적이 되었다는 사실을 감사히 여기게 되었다고 한다. “아내가 행동을 바꾸면서 압력이 사라졌다. 나 역시 더 명료하게 생각하고 관점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